[Washington D.C.] Day 2

일단 Day 1을 저질러놓고 나니 계속 손을 대지 않을 수 없게 되는군 크허허 -0-
난 아침에 일찍일어나는 것과 절친하지 못한 악한 어린이-_-이지만 몇 안되는 예외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여행모드. 파리에서의 3시취침 7시기상 생활까지는 아니었지만 암튼 여기서도 일찌감치 일어나서 호텔에서 주는 아침을 챙겨먹고 나섰다.

아, 그 전에. 이 호텔의 아침밥은 흔히 미국애들이 continental breakfast라고 부르는 메뉴들의 뷔페였는데. 와플을 직접 구워먹을 수 있는 메뉴가 신기했다. 컵에 1인분씩 담겨있는 반죽을 체크무늬가 새겨진 와플 틀에 붓고 1분30초 기다리면 완성! ... 인것 같지만, 열에 아홉은 반죽이 고루 퍼지지 않아 한구석에 구멍이 뚫린 와플을 먹게 된다. 와플과 팬케익 반죽의 성분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 스스로 팬케익은 눈감고도 반죽 만들어 굽는다고 자부하지만(-_-v) 와플은 어렵다. ;;;

암튼-_- 오늘의 일정은 대략 다음 지도와 같다.


먼저 부랴부랴 국회의사당으로 달려가서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투어 티켓을 받아서 국회의사당 투어. 그담에 전세계 최다 장서수를 자랑한다는 의회도서관, 그리고는 어제 봐둔 항공우주박물관 내부의 맥도날드에서 점심밥을 해결하고 (워싱턴 중심가의 에로사항이라면 밥먹을 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지하철 타고 알링턴 국립묘지를 둘러본 후 다시 돌아와서 백악관을 구경하고 귀환한다는 코스. 그럼 위 지도에서 BULL SHIT은 무엇이냐.. 곧 나온다. ;;

호텔을 7시쯤에 나서서 전철타고 워싱턴 기념탑 근처에 내린 후 국회의사당 앞으로 부랴부랴 걸어갔더니 대략 8시쯤 된 시각. 이미 백여명 이상의 사람이 줄서있었다.


30분 간격으로 그룹 투어가 들어가는데, 내가 받은 표는 두번째 그룹인 9시 30분. 물론 공짜다.

국회의사당을 밖에서 보았을때 한가운데의 '돔'에 해당하는 부분. 둥그렇게 둘러쳐진 창문과 석조 조각들, 그리고 한가운데 그려진 그림 등. 이때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미국애들은 보통 뭔가 그룹이 모이면 습관적으로 어디서 왔는지를 물어보는 버릇이 있다. 그러면 보통 미국애들은 주(州)를 얘기하고 외국애들은 자기나라를 얘기하는데. 내 발음에 뭔가 심각한 에러가 있었는지 몰라도 '코리아'를 '캄보디아'로 듣는 사람은 여기서 처음이었고 그 이후로도 없었다. -_-;;;

힘들게 들어온 국회의사당 투어이지만, 투어 가능 지역은 극히 제한되있었다. =.= 의회가 개회중인 기간이었던 관계로(Congress is in session) 회의장 구경도 못해봤다. (뉴욕의 U.N. 본부에서 구경한 U.N. 본회의장과 비슷한 것을 기대했거늘) 주요 투어 가능 지역은 주로 미국의 독립을 전후한 시절의 상징적인 그림이나 조각들을 전시해놓은 공간들. 위 사진은 조지 워싱턴을 비롯한 독립 인사들이 당시 식민지 아메리카에 주재하던 영국측 우두머리에게 독립 의사를 통보하는 순간이라지. 이원복씨에 의하면 미국은 전형적으로 인구 구성에서 상층이 탄탄한 국가 타입이고 우리나라는 하층이 탄탄한 타입이라던데. 나름 공감이 간다.

독립 후 만들어진 의회 건물에는 지금과는 다른 방에 의회장이 있었다고 하더라. 옛날에 의회가 있었던 방에는 그 당시 각 주(州)의 대표들이 앉아있었던 자리가 위 사진과 같이 바닥위에 표시되있었다. 사진은 미국의 2대 대통령이었다는 존 애덤스의 아들이며 6대 대통령, 메사추세츠 주 대표였다는 존 퀸시 애덤스의 자리라는군. 참고로 메사추세츠 주의 보스턴에 갔더니 '퀸시 마켓'이라는 시장이 있었다.

이 방은 여러 상징적인 초창기 미국의 정치 인사들의 동상을 모아놓은 곳. 이 방 자체도 상징적인 방이었는데.. 18개월전 세월의 압박으로 기억이 안난다. -_-

국회의사당 발코니에서 반대편, 워싱턴기념비 쪽을 향해 사진 한장. 가슴에 달고 있는 뱃지가 아마도 국회의사당 투어 증표인듯.

국회 의사당 뒷편으로 돌아가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장서수를 자랑한다는 미국 의회 도서관(Library of Congress)이 있다. www.loc.gov에서 확인해보니 1억3천만점의 기록물이 530마일에 걸친 책꽂이에 걸쳐서 보관되어있다나. 2천9백만권의 책, 2백7십만점의 AV자료, 1천2백만점의 사진, 4백8십만점의 지도, 5천8백만점의 원고 등등이라고. 누구나 등록만 하면 무료로 열람이 가능하다.

의회 도서관 역시 Guided Tour Only 시스템이다. 하지만 의회 자체와는 달리 상당히 널럴한 편.

여기가 중앙 열람실. 방사형으로 책 보관실들이 펼쳐져있고 가운데가 열람석.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이라는 구텐베르크 성경. (이것이 왜 미국 의회 도서관에 있지;;) 가이드가 "oldest printed book in the world"라고 소개하는데... '아니야 oldest는 한국의 직지심경이야'... 라고 외치지는 못했다. -_-

지나가는 사람도 마땅히 없어서 반대편 난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나만의 노하우 동전 베이스를 이용해서 증명사진을 시도했는데.. 대략 앵글의 오차를 보정하느라 10번도 더 찍은 것 같다. -_-

점심을 해결하기위해 들어온 어제의 항공우주박물관. 역시 맥도날드는 미국 어디에나 있다. -_-; National Mall 일대가 포말하고 깨끗한건 좋은데, 사람이 밥도 먹고 살아야지! -_-

항공우주박물관을 다시 들어온 김에 어제 폐장시간의 압박으로 미처 못본 몇가지를 보고 갔다. 이 비행기는 린드버그가 최초로 뉴욕~파리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는 비행기, Spirit of St. Louis 호.


첫째날 구경한 라이트형제의 비행기가 세계 최초의 유인 엔진 비행기였다면, 이 비행기는 그에 앞서 말 그대로 세계 최초의 유인 비행기. 오늘날의 글라이더와 같은 시스템이다. 어릴적에 어린이 과학서적-_- 등에서 본 기억이 있는 이름, 독일의 오토 릴리엔탈. 비행 성공 이후에도 꾸준히 계속 비행 실험을 하다가 결국은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제트기의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 세계의 하늘을 (주로 북미대륙과 대서양, 유럽 등을) 주름잡았던 프로펠러 여객기들. 저 멀리 자그마한 비행기에는 TWA 로고가 붙어있다. 영화 Aviator의 주인공 하워드 휴즈의 혼이 서린 바로 그 TWA.

항공우주박물관에는 별게 다 전시되있다. 이건 세계 최초로 전세계 커버리지를 가진 상업용 위성전화 서비스였던 (곧 망했던) 이리듐 전화기와 삐삐. 안테나의 압박 -_-

1970년대 한때의 시대를 풍미했던 크레이-1 슈퍼컴퓨터. 우리 학교 옆에 있는 KISTI 건물의 모티브가 된 바로 그 컴퓨터. 여기엔 안나왔지만, 저기 어디선가 안내문을 읽은 기억에 의하면 메인 메모리가 죄다 SRAM이었다는. -_-

간단한 스펙 소개. 무게 약 5.4톤. 최초 가동이 1976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64비트 워드랜다. o.O (그런데 메모리용량은 1메가워드. 즉 8메가바이트? -_-) 싸이클이 12.5 ns 라는데.. 이것이 1/f 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f = 80MHz 라는 계산이 나오는 것 같은데;; 뭐 어쨌거나 인텔이 108kHz의 4004 CPU를 내놓은 때가 1970년대초니까.

알링턴국립묘지로 가기 위해 전철역으로 되돌아가는 길. 멀리 보이는 건물이 Smithsonian Institution.

바로 이것이 맨 처음 지도에서 "BULL SHIT"으로 표시된 부분. -_-
"난 덤불(bush)에 오줌을 싸요", "텍사스(부시의 출신지역)에 폭탄을", "친구들이 공화당에 투표하지 못하게 하라는 둥", "나무를 더 심고 덤불(bush)은 줄이고", "탄핵 부시" 등등. 오른쪽 위에 불쉿도 보인다.

지하철로 몇정거 지나 도착한 알링턴국립묘지. 여기도 만만치않게 광활하다. 사진상에 보이는 지역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 오늘도 징하게 걷는다. ;;

알링턴 국립묘지의 투어 지도에는 몇군데 주요 포인트가 있다. 이곳은 존 F. 케네디 부부가 잠들어있는 곳. 앞쪽에 있는 큰 석판이 존 F. 케네디. 그 오른쪽의 같은 크기의 동판이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그리고 위쪽으로 조그만 횃불이 타오르고 있다. 참고로 뉴욕 맨하탄 중심부에 있는 센트럴 파크의 한복판에도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이름을 딴 저수지(reservoir)가 있다.

케네디의 유명한 연설문 중 일부가 케네디의 묘지 주변을 장식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연설, "국가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십시오 ...(후략)"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2003년, 뉴스에서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가 지구 귀환 도중에 폭발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근데 마침 이곳 알링턴에서 당시에 산화한 승무원들을 기리는 묘비를 발견했다.

콜럼비아호 승무원 묘비 옆에는 1986년에 이륙 직후 폭발했던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묘비도 함께 있다.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제 5연대를 추모하는 비석인듯 한데. 전사 867, 부상 3188 등.

위의 동영상은 알링턴국립묘지 보초 교대식 중의 일부. 스톡홀름 왕궁앞에서 봤던 요란한 근위병 교대식과는 달리 묘지라서 그런지 극히 단촐하고 조용한 분위기.

다시 워싱턴 중심가로 돌아와서. 멀리 보이는 하얀 건물이 바로 다름아닌 백악관. 바로 앞에 넓게 펼쳐진 잔디밭은 "The Eclipse"라고 불리우는 타원형의 잔디밭이다. 백악관 내부는...


....위 사진처럼 철창으로 막혀있어서 못들어간다. -0-


이클립스는 백악관의 남쪽에 해당하고.. 북쪽에서 바라보면 이와 같이 생겼다. 이거 볼려고 백악관 담벼락 둘레를 비잉 돌았다. 아이고 다리야 -_-

백악관 바로 앞에서 무언가 반전 평화 시위를 하는 사람인가본데. 저 판넬에 적힌 것이 사실이라면 1981년부터 계속 했다는? ;;;


이때쯤 되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하는 것이.. 어느덧 슬럼가로 변하기 전에 얼렁 숙소로 돌아가라고 경고하는 타이밍이 되었다. 오늘도 CVS에서 구입한 전자레인지 음식을 저녁거리로 들고 지친 다리를 이끈 채 숙소로 귀환. =.= (이 고통스런 플레이를 왜 계속하는 거지 ㅎㅎㅎ) 내일의 예정 일정은 자연사 박물관, 홀로코스트 박물관, 에드가 후버 FBI 빌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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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ber

2006/02/16 02:33 2006/02/16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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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oosuk 2006/02/16 10:35 # M/D Reply Permalink

    메모리 죄다 SRAM! ㅡoㅡ

  2. granite 2006/02/17 14:46 # M/D Reply Permalink

    작년 MT 사진 보면 동남아 출신 같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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