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들은 쌓여만 가는데 정리해서 올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썩히고만 있으니 이것도 스트레스다. 디카가 있으면서도 안가지고 다니면 말짱 꽝이라는 생각에.. 충실한 Life Log의 기능을 수행하라고 작년 11월에 SONY T9을 전격적으로 업어왔거늘. 사진은 찍을지언정 퍼블리시가 되지 않으면 역시 말짱 꽝인데 말이지 -_-
암튼. 그래서 생각난 김에 어언 일년이 다되가는 하와이부터.
하와이는 IBM에서 했던 일을 논문 써서 가게 됐는데.. 모처럼 아버지도 휴가쓰시고 같이 가게 되었다. 100% 관광 목적으로 외국 나가는건 처음이시라는 아버지.. 음. 나도 그러고보니 100% 관광 목적으로 외국 나간적은 아직 없는 것 같다. 암튼.. 덕분에 아버지 마일리지로 좌석 업그레이드해서 난생 처음으로 비지니스 타봤다. (아.. 스톡홀름->파리 구간을 항공사측 오버부킹 덕분에 비지니스 받아본 적이 있긴 한데.. 2시간에 불과한 구간이었으니 패스.)

그리고, 처음으로 사진에 도장을 찍어봤는데. 도장 자체도 그렇고 위치도 그렇고 별로 맘에 안든다. 나중에 시간 나면 다시 디자인해야겠다.

또 하나 신기한 아이템인데. 이코노미의 리프레시용 물수건에 해당한다고 할까. 리프레시용 워터 스프레이. 그렇다고 물수건을 안주는건 아니다.

하와이 상공. 낮게 깔린 구름과 주름진 바닷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학회 장소는 다른 섬이었기 때문에 일단 호놀룰루에 내린 후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다. 최종 목적지는 위의 지도에서 좌측 상단에 있는 카우아이(Kauai) 섬. 가운데쯤의 호놀룰루가 있는 섬이 오아후(Oahu) 섬. 오아후 오른편으로 작은 섬 몇개는 생략하고 비슷한 크기의 섬이 유명한 마우이(Maui) 섬. 있는 섬과 비슷한 크기의 섬. 우측 하단의 가장 큰 놈이 빅아일랜드.
그러고보니 하와이는 19세기 후반까지 원주민들의 독립 왕국이었는데. 미국이랑 교역하고 어쩌고 하면서 진주만 사용권도 내주고 하다가 결국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국이 세워지고, 머지않아 미국과 합병 조약을 체결하는 (어쩌면 공식과도 같은) 수순을 밟아서.. 20세기 중반에 정식으로 50번째 주(州)가 되었다는.

호놀룰루 공항에서 갈아탈 비행기를 기다리며. 그러고보니 호놀룰루에서 입국심사 중에 아버지 여권의 첫페이지(사진 등이 붙어있는 제일 중요한)가 뚝 떨어지는 초유의 위기상황이 있었다. -_- 여권 3권이 함께 붙은 너덜너덜한 여권이었는데, 하필 이때 ;;; 한국으로 되돌려보내져도 할말 없는 상황이었는데, 운좋게 무사히 넘어갔다.
암튼.. 갈아탈 비행기는 Hawaiian Airline 이라는 항공사였는데. 승무원 제복이 알로하셔츠였다. 하와이 분위기 물씬. 앞서의 비지니스 클래스와는 다르게 오밀조밀한 이코노미에서 약 30분간의 비행 동안 복숭아넥타 한잔 준다. ㅎㅎ

카우아이 섬에 도착. 학회 장소이자 숙소인 쉐라톤 카우아이 리조트. 대략 사진과 같다. 소위 휴양지라는 동네는 처음 가본듯 한데.. 이런 분위기구나.. 그런데 대략 내 또래는 찾아보기 힘들다..-0- 거의 느긋하게 인생을 즐기는 어르신들, 또는 신혼부부들. 그나마 호놀룰루와 다른 섬이라 한국이나 기타 다른 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일본인들이 바글바글한 호놀룰루와는 달리 한국인, 일본인을 비롯해서 동양인은 거의 볼 수 없었다.

리조트에 딸린 해변. 각종 비치 용품은 방번호를 대고 빌리면 나중에 합산 청구되는 시스템이라 편리했다. (나도 가보진 못했지만) 동남아 지역의 휴양지와 큰 차이점이라면, 휴양시설과 그외 지역의 괴리감이 별로 없다는 것이랜다. 왕족 같이 대접해주는 화려함은 기대할 수 없지만 훨씬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아닐런지.

리조트 내부는 뭐 대략 이렇게 생겼다. 여러개의 개방형 건물로 구성된 곳인데.. 무선랜 AP는 한가운데쯤에 위치한 아트리움에 있었다. 그곳에서 숙소까지는 대략 100미터 남짓 떨어져있었는데.. 전파가 잡혔다 안잡혔다 춤을 춰서 작업 하기가 난감하더라는.

역시 명색이 하와이라 그런지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리조트에서 이런 것도 한다. ;;; 하지만 댄스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그다지 자연스럽지도 않았다. 이국적인 음악과 노래는 좋더라. 그리고 이 쇼타임에 함께 제공되던 마이타이 칵테일이 맘에 들었다. -_-
이제 어느덧 둘째날...
첫째날 리조트에 짱박혀있으면서 얻은 결론, 차가 필요하다!
첫째날 저녁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면서 그 엄청나게 후달리는 가격대 성능비에 제대로 실망을 하고선.. 리조트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앞으로 남은 4일간 밥먹기도 힘들겠더라는.
그래서.. 아침이 밝자마자 일찌감치 차를 렌트했다. 첫째날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오는데 택시비 약 40불.. 둘째날 다시 렌트카 영업소가 몰려있는 공항까지 나가느라 택시비 약 40불.. 대략 이틀에 해당하는 렌트비다.

몇군데 견적으로 뽑아보고는 Dollar Rent-a-car라는 곳에서 컴팩트(혼다 Civic, 현대 베르나 정도) 값으로 컨버티블을 주겠다길래 덥썩 물었다. 차종은.. 꽤 연식이 있어보이는 크라이슬러 Sebring Convertible. 왠지 날렵할 것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악셀이나 핸들의 느낌도 상당히 육중하다. 순수 렌트비는 약 35불/1일 정도..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인2, 대물에 해당하는 보험 옵션을 추가했더니 보험료도 대략 35불/1일. 어쨌거나 암튼 처음으로 컨버티블 운전해봤다.

크루즈 옵션이 있더라. 하지만 그다지 자동 제어가 민첩하지 못해서 계속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애물딴지.


차를 손에 넣은 후 지도를 펼쳐들고 처음으로 가본 곳, 대략 카우아이 섬의 중심부쯤에 해당하는 산꼭대기이고 State Park였는데. 역시 바로바로 사진 정리를 했어야 하거늘.. 지명이 기억 날리가 있나. 암튼 활발한 화산과 지각 활동으로 인해 사진에서처럼 산맥 허리에서 훤히 단층을 구경할 수 있다.

위의 단층에서 1시간정도 이리저리 산길을 빙글빙글 돌아 사진과 같은 절벽에 도착했다. 구름과 함께하는 높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 파도치는 바닷가를 함께 볼 수 있었던 곳. 참고로 위의 단층에서 이 절벽까지 가는 도중에 Pacific Missile Complex인가 뭔가하는 철조망 쳐진 시설 옆을 지나쳤다. 이렇게 한가롭게 구경하고 있는 발밑에는 대륙간 핵미사일들이 뭍혀있는지도. -_-

오후-저녁 일정으로 잡은 것은 일명 Whale Watching and Sunset Cruise. 대략 20여명 정도가 탔던 것 같은데. 내가 장담하지만 이 배에서 내가 최연소였지 싶다.

재미있는 것은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이 별 시시껍절한 얘기들을 끊임없이 한다. ㅎㅎ 덕분에 계속 웃었다.

저 멀찌감치 보이는 검은 물체가 바로 고래다. -_-
계속 들락날락 하는 통에 정말 찍기 힘들더라. 두세시간 동안 너댓번은 고래를 본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이 투어를 계약할때 고래는 쉽게 볼 수 있냐? 웬만하면 볼 수 있다.. 고 해서 신기했더랬는데. 정말 이 넓은 바다에서 용케 찾아내서 보여주는 걸 보면. 고래가 많은 건지, 초음파 레이더가 좋은건지, 선장의 감이 좋은건지. 암튼 대단하다.

아버지 사진. 배에서 끊임없이 주던 마이타이 칵테일과 함께. :)

크루즈 코스는 대략 섬의 남쪽 해안 일대를 반 정도 훑었다가 되돌아오는 코스. 해안가에 보이는게 숙소인 쉐라톤 리조트.

Whale Watching and Sunset Cruise였으니. 아까 고래를 봤으니 이제 석양을 볼 차례다. 선장의 잡담 듣다가 고래 좀 보다가 음악도 듣다가 마이타이 마시고 샌드위치 부페로 저녁 먹다보니 어느덧 해가 진다. 이 날이 하와이 일정 4박5일 중에 가장 날씨가 좋았지 싶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가장 감동적인 일출이라면 단연 지리산 천왕봉을 꼽는데. 이날의 일몰도 꽤나 괜찮았다. 하지만 지리산은 "해냈다"는 피끓는 감동이 함께했던 반면 여기서는 그냥 가만 있으면 밥상 펴서 먹여주는 격이라 뭔가 밋밋하긴 하다. ㅎㅎ
이리하여 아직 발표도 하지 않은 몸인 주제에 열심히 놀러다녔는데.. ;; 다음날은 발표가 있었던 관계로 사진 찍고 있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사진이 전무하다. -0- 그리하여 3일째는 패스하고 4~5일째로.
Posted by sab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