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의 테마는 제주도 먹거리 기행.
나름 'exotic'한 먹거리들로 유명한 제주도. 이번 제주도행의 슬로건은 "다시 제주도 올 거리를 남기지 말자-_-" 였으므로, 가능한 메뉴들을 모조리 섭렵해보기로 했다.
(RSS 리더에서는 이미지 갤러리의 사진들이 안보일 수 있습니다. 직접 방문해주시면 잘 보입니다. ^^)
1. 말고기
제주도에서 차를 몰고 도심을 조금만 빠져나가면 여기저기서 쉽게 말(horse)을 볼 수 있다. 악착같은 인간들이 이렇게 많은 말들을 과연 타는데만 쓸까.. 당근 아니었다. -_- 고기는 식량으로, 뼈는 글루코사민 비슷한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두루두루 쓰이더라.
첫날, 섭지코지에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저녁으로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어찌어찌 말고기로 낙찰. 이 결단이 앞으로의 제주도 먹거리 메뉴의 컨셉을 "비싸도 좋다! 평범한 것은 거부한다!"로 결정지어버렸다. ;; 이와 더불어, 말고기의 임팩트가 너무 강했던 탓에, 그 후로 웬만한 음식은 별로 삘이 안꽂히더라는. 예를 들면 "제주도 토종 흑돼지"는 완전 느낌 제로.
암튼, 무려 1시간에 걸쳐 50km의 거리를 달려 유명하다는 말고기집을 찾아 제주시내까지 달려갔다.
(아래에는 말고기 이미지 갤러리)
열심히 달려간 말고기집. 큰맘먹고 온 만큼 있는거 다 먹어보자 해서 주문한 메뉴가 일인당 25k의 말고기 정식. -_- 위 사진에서 왼쪽 아래에 보이는 것이 말고기 장조림. 말고기의 느낌은 소고기와 꽤 비슷했지만, 그 육질이 너무 연하더라. 소고기에서 제일 연한 부위라고 해도 말고기에 필적할 수 없다.
장조림에 이어 말고기 육회, 그리고 말고기+두부 샌드위치. 말고기도 소고기와 같이 육회로도 먹을 수 있나보다. 맛은 소고기 육회와 비슷했는데 색깔이 조금 더 검다고나.
그 다음에 줄줄이.. 말고기 만두, 말고기 돈까스, 말고기 완자, 말고기 갈비찜.
말고기 구이. 말고기 정식의 메인디쉬로 대략 스테이크 형태로 썰어서 돌판에 구워준다.
이렇게 구워서 먹으면 굿. '레어'로 구워야 연하디 연한 말고기의 제맛을 느낄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말고기 곰탕-_-으로 마무리. 고기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대부분의 카테고리는 다 접해본 것 같다. 말고기는 양고기와는 달리 거슬리는 냄새도 없어서, 그냥 야들야들-_-한 육질을 즐기면 된다.
2. 생선회
바닷가 하면 역시 exotic한 생선회를 빼놓을 수 없다. 내륙에서 흔히 먹는 생선이라야 광어, 우럭, 도미. 가끔 농어? 이번 제주도에서 우리가 타겟 했던 생선회는 자리돔회, 갈치회, 고등어회, 물회 등등.
(아래에는 생선회 이미지 갤러리.)
승우옹 부모님께서 친구들 왔다고 사주신 생선회. 접시 오른쪽 한켠에 모여있는 까무잡잡한 놈들이 제주도에서 많이 잡힌다는 '자리돔'. 손바닥보다 좀더 작고 생긴 것은 도미를 닮았는데, 너무 작아서 그냥 뼈채 썰어서 먹는 생선이라고. 꼬리지느러미까지 같이 먹는건 좀 그로테스크하긴 했지만-_- 오도독 오도독 씹는 맛이 독특하다. (근데 정작 저 흰살 생선은 뭐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제주도에서 불리는 독특한 이름이었는데-_-)
육지의 횟집에서는 회치고 남은 뼈와 머리 등으로 매운탕을 끓여주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지리탕이 보통이라고. 지리는 매운탕처럼 자극적인 양념맛이 없기 때문에 생선이 신선하지 않으면 비린내가 나기 쉽다고 들었다. 시원한 국물맛이 굿. 이 지리탕은 국물이 뽀얀데, 이 횟집에서는 독특하게 수제비를 떠넣어서 그렇다. (내가 소시적에 수제비 귀신이었는데. ^^)
이 길쭉길쭉한 놈은 갈치회. 은색 껍질이 붙은 부분은 약간 쫀득한 감이 있지만, 연한 살색의 육질 자체는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고등어회도 함께 먹어보고 싶었으나 불행히도 날씨가 안좋아서 신선한 고등어가 잡히지 않았다고. ㅠ.
요것이 말로만 듣던 제주도 '물회'. 분석을 하자면 얼음 띄운 오이 냉국에 양념장을 풀고 생선횟점들을 말아서 국물과 같이 숟가락으로 떠먹는 음식. 제주도 네이티브 승우옹의 평가에 의하면 이 집의 물회는 매운 양념이 너무 진하다고.
신선한 생선회에 술이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역시 평범한 술은 거부한다. 한라산물 순한소주. 제주도 소주인 한라산의 '그린'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요것이 원조 한라산. 마치 보드카를 연상시키는 투명한 병에 파란 라벨, 빨간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오는. 제주도 출신으로 육지 나와 사시는 분들 중에는 고향 다녀올때마다 한라산을 박스로 공수해가시는 분들이 계시다지.
3. 기타 먹거리들 (1): 밥
그외에 밥으로 먹었던 독특한 제주도 음식들. 성게국, 오분작, 꿩메밀국수, 빙떡, 흑돼지 등등.
(역시 아래에 이미지 갤러리가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도 명절때나 가끔 상에 오른다는 '빙떡'. 우연히 산굼부리 먹거리집에서 간단히 파는걸 발견해서 먹어봤다. 메밀 전병에 무채(?)를 돌돌 말아서 쪄낸 음식인데, 맛은 담백. 씹는 맛은 쫀득쫀득해서 맘에 든다.
이것이 성게국이라는 음식이더라. 미역국에 고기 대신 성게알이 들어간 국이다. 드문드문 떠있는 누루끼리한 덩어리가 가끔 초밥집에서 김말이 초밥 위에 올려나오기도 하는 성게알.
승우옹과 합류하여 처음으로 먹었던 메뉴는 해물탕. 아래쪽에 보이는 전복 비슷한 놈이 일명 '오분작'이라는 것인데, 전복 보다는 작고 모시조개보다는 더 큰, 미니 전복? 어쨌든 맛있다. -_- 그러고보니 제주도에는 전복이 많이 나는지, 횟집에서 스끼다시로도 전복회가 나온다. 구우웃 -_-)=b
제주도 토종 흑돼지 삼겹살. 근데 첫날 말고기를 먹은 탓인지 기대감이 업그레이드 되버려서 별로 색다르다는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ㅡ.ㅜ
이 녀석이 제주도 전통 뒷간에서 똥-_- 받아먹고 살았다는 제주도 흑돼지. 이 녀석은 성읍 민속 마을에서 관광 목적으로 옛날 방식 그대로 키우고 있는 흑돼지이고, 실제로 요즘은 이렇게 안키운다지. 돌담 앞에 놓여진 몽둥이는 남자들이 작은 볼일 볼때 다가오는 돼지를 쫓을때 쓰는 목적이라고.
이번 제주도에서는 남한 최고 높이 한라산과 더불어 국토 최남단 마라도도 찍었다. 여긴 SKT CF에 나와서 유명해졌다는 마라도 짜장면집. 나름 마라도 관광의 코스라지 -_-
이것이 무려 5천원 짜리 마라도 짜장면. 양파가 가득한 육지 짜장면과는 달리 해물과 해초로 토핑을 한 매콤 짜장면. 짜장면 맛이야 뭐 크게 다르지 않았다만, 옆에서 배회하며 끊임없이 XX를 시도하던 개 한쌍이 잊혀지질 않는구려 -_-
마지막날, 돌아오는 길에 성읍 민속 마을에 들려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먼저 에피타이저로 좁쌀 막걸리와 쑥부침개. 부침개는 향긋한 쑥 향이 일품이었고, 좁쌀 막걸리는 숙성이 많이 됐는지 시큼~한게 금방 취하더라. 자동차 키는 승우옹께 넘기고 혁재옵과 둘이 낮술 한병에 한동안 술되있었지. ;;
위의 파전에 이어 나왔던 꿩메밀국수...가 아니고 꿩감자국수. 빙떡도 메밀 전병에 싸먹는 것으로 보아 제주도에선 전통적으로 메밀을 많이 길렀나 싶기도 한데, 요즘은 메밀이 잘 안나나? 국수는 감자국수답게 상당히 쫄깃하다. 꿩고기는 맛은 좋은데 조류 특유의 속이 빈 자잘한 뼈 발라내기가 쉽지 않더라.
4. 기타 먹거리들 (2): 간식
그외에 틈틈히 먹었던 자잘한 간식들.
(역시 아래에 이미지 갤러리가 있습니다.)
성읍 민속 마을 특산, 오미자. 다섯가지 맛이 동시에 난다고 해서 오미자라던가. 오미자 열매를 따다가 저렇게 항아리에 넣고 숙성을 시킨다고. 2000년에도 한병 사간 기억이 있는데, 역시 이번에도 -_-
한림공원 아열대 식물원에서 신기함에 사먹어본 "선인장 주스" -_- 뭔가 알로에틱한 과육이 씹히기도 하는데, 왠지 과일맛이 날것만 같은 보라빛 색깔과는 달리 풀 그 자체의 맛이었다. ;;
태풍주의보가 내린 동안 방문했던 초콜렛 박물관. 초콜렛 테마로 여러가지 전시해놓은 박물관이었고, 한켠에는 직접 만드는 공장도 있더라.
요녀석이 샘플 삼아 사봤던 초콜렛 박물관 자체 제작 초콜렛. 쌉쌀한 다크의 맛을 기대했건만, 그냥 조금 진한 초콜렛이었다.
제주도에는 감귤 테마의 간식꺼리가 유달리 많다. 감귤 과자, 감귤 초콜렛, 감귤 젤리, 감귤 사탕 등등. 이녀석은 한림공원 매점에서 한봉지 사본 감귤과자인데.. 무려 감귤 함량 30%.
제주도 보리빵. 찍은 각도가 애매해서 무슨 나무열매같이 나오기도 했다만.. 누루끼리한 찐빵이라고 보면 된다. 하얀 찐빵보다 좀 더 구수한 맛이 난다.
제주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한라봉. 승우옹 집에 머무는 동안 승우옹 부모님께서 계속 한라봉을 챙겨주셔서 집에서도 항상 까먹고 차타고 돌아다니면서도 항상 까먹고, 돌아오는 길에 선물용 한박스까지 받아왔다.
제주도라는 지역과는 별 상관 없지만, 암튼 제주도 안의 또다른 세상, 중문 관광단지에서 잠시 먹었던 시나본 커피 and 롤. 빵의 감촉이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팬케이크와 비슷해서 맘에 들었지만, 시럽이 너무 달아서 부담스럽다. 아, 심플하고 묵직하게 생긴 커피 머그 디자인이 특히 맘에 든다.
Posted by sa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