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훈련소의 웰빙 밥상(!!)이라는 제목으로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메뉴판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일명 훈련소의 웰빙 밥상(!!)이라는 제목으로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 걸려있는 메뉴판


이런게 훈련소 홈페이지에 공개되있었다는 것을 훈련 다 끝나고 돌아와서 뒤늦게 알았다.
아, 이 뭔가 뒷목이 뻣뻣해지는 이질감은 왜일까 -_-

네이버에서 구한 짬밥 사진. 근데 웬 젓가락??!!

네이버에서 구한 짬밥 사진. 근데 웬 젓가락??!!

뭐, 피골이 상접한 닭뼈위에 튀김옷 입혀 튀겨도 어쨌거나 닭튀김은 닭튀김.
배식 펑크내면 기합이라 하니, 콩쪽만한 생선토막 하나씩 주다가 결국엔 삽으로 하나 가득 남아도 모조리 짬통에 버려지는 부조리함도 당연한 것이고. -_- (단, 몇몇 고참 기간병은 국자 뺏아다가 맘대로 퍼간다는)
일요일엔 햄버거빵 두개와 고기패티 하나, 치즈 하나를 주는데. 메뉴판에 불고기버거와 치즈버거라고 써놓은걸 보면.. 어쨌거나 빵 사이에 오직 치즈만 있어도 치즈버거는 치즈버거라는 주장인데. 틀린 말은 아니지 ;;



저걸 보면 뭔가 메뉴 구성이 상당히 다채로와 보임에 틀림없는데, 왜 내 기억 속에는 한손에 꼽히는 몇가지 맛 밖에 없을까.
훈련소의 밥상을 대표하는 맛을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요걸 꼽겠다. 바로 제육볶음 소스. 제육볶음 자체가 아니라.. 제육볶음 "소스"-_-
반찬이고 찌개고 국이고, 일단 붉은색이면 십중팔구 요 제육볶음 소스맛이 난다. 거기서 헤엄치는 여러가지 건더기들 중에 제일 단가가 높은 놈 이름에 따라 메뉴 제목이 달라진다. 우리끼리 멋대로 추측한거지만, 혹시 "맛스타표 군용소스 빨강" 따위가 있어서 기름 두르고 볶으면 볶음반찬이 되고 물에 풀어서 끓이면 찌개가 되는 그런게 아닐까 했다는. (맛스타는 군에서만 볼 수 있는 쥬스 브랜드. 과일쨈도 나온다.)

이 가설은 나름대로 높은 설득력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배식하고 남은 반찬의 처리가 매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아무리 섞어도 섞어도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으며, 볶음 반찬에 물 붓고 끓이면 바로 brand-new 찌개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역시 네이버에서 찾은 사진. 우린 그나마 하얀 비닐-_-V

역시 네이버에서 찾은 사진. 우린 그나마 하얀 비닐-_-V

입소 첫날, 앞으로 한달간 요런 밥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앞이 캄캄했는데. 그래도 역시, 날씨 덥고 좀 하드한 영외훈련이 있는 날이면, 밥 시간 만큼 기다려지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시간도 없더라. 마치 길거리 떡볶이 처럼 식판에 비닐 깔고 배식 받아서 아무데나 털썩 주저앉아서 먹는 밥이지만..

아직도 기억나는게, 7월 12일 종합각개 날, 유난히도 더웠는데 게다가 물당번이 물을 빵꾸내서 마실 물도 없었던 날. 아마 그날 점심 메뉴가 한달 동안 딱 두번 등장했던 흑미밥(!!)과 심심하면 등장하는 부대찌개였을듯. 밥을 평소의 두배가 넘게 산처럼 쌓아올리고 찌개는 마지막 당면쪼가리 하나까지 싹싹 긁어먹었던..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aber

2006/08/04 15:12 2006/08/04 15:12
, ,
Response
No Trackback , 8 Comments
RSS :
http://saberang.net/tc/rss/response/401

Trackback URL : http://saberang.net/tc/trackback/401

Comments List

  1. lynn 2006/08/04 21:13 # M/D Reply Permalink

    메뉴판만 보면 꽤 조아보이는뎁 아니란 말이죠?! ㅎ
    식판에 까만비닐 넘하당 ㅠ

    1. saber 2006/08/04 23:45 # M/D Permalink

      하나 더 예를 들면.. 토요일 점심의 돼지고기불고기+생야채. 쌈싸먹는 날인데, 대략 돼지고기 3점, 오이 1조각, 고추 1개를 줌. 그나마 식탁에 쌓여있는 상추는 푸짐함. 근데..근데.. 다름아닌 "쌈장"을 너무 야박하게 줘서 몇점 안되는 저 쌈거리들도 반 이상은 쌈장 없이 먹어야 한다는-_-

  2. granite 2006/08/04 22:35 # M/D Reply Permalink

    횽아가 군대 있을때는 배추값이 올라 양배추로 김치를 만들었다지. 보기는 봤나 양배추 김치 그 뷁스런 맛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삼-_-.
    식판에 비닐은 양호하삼. 장기간 훈련 나가면 꼭 반합에 비닐깔아 주는데 밥 + 국 + 세가지 반찬이 버무려져 아스트랄 한 맛을 낸다지. 몇칠간 씻지도 못해 깨죄죄한 군바리들이 양지바른곳에 옹기종기 모여 밥먹을땐 거지가 따로 없다는-_-.

    1. saber 2006/08/04 23:46 # M/D Permalink

      크흑. 대략 월남전에서도 썼을법한 찌글찌글 양철 반합.
      군장 쌀때 잠시 만져봤는데, 차마 열어보지도 못했다는 -_-

  3. minuano 2006/08/06 22:24 # M/D Reply Permalink

    우린 행군할때 반합에다가 먹었는데 -_-;;

    1. saber 2006/08/07 03:41 # M/D Permalink

      행군할때 밥도 먹냐 ;; 우린 건빵과 맛스타가 지급됐을 뿐-_-

    2. minuano 2006/08/08 15:24 # M/D Permalink

      행군 두번했는데 완전군장할때는 밥먹었어 -.-

    3. saber 2006/08/08 20:17 # M/D Permalink

      우리도 두번했다만. 야간 행군이 완전군장이었는데, 밥이 나오진않았지. 다만 소대장님이 캔커피를 하나씩 돌렸군;;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41 : 42 : 43 : 44 : 45 : 46 : 47 : 48 : 49 : ... 351 : Next »

블로그 이미지

- saber

Candle

Calendar

«   2009/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