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ndown님의 말씀을 제가 임의로 요약해보면.. 와인 관계업체들에서는 와인의 대중화를 외치면서도, 왜 정작 와인병에 보다 친절한 내용의 추가 라벨을 붙여주는 것과 같은 적극적인 행동이 없느냐.. 정도로 말씀드려보고 싶습니다. 모바일 소믈리에와 같은 삽질 부분에서는 감탄사까지 튀어나왔습니다. ;;; 원문을 왜곡할 우려가 있으니 가급적이면 앞 단락에서 링크해놓은 원문을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와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류를 즐기는 편이며, 와인에 대한 지식은 대형 마트 와인 코너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평균 보다는 사알짝 더 깊지 않겠냐고 감히 생각해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 코너를 방문했을때 기존에 마셔본 와인이 없다던지, 제 지식 범위내에서 그 성격을 예측 가능한 와인이 적정 가격 범위 내에 없다던지, 이런 상황이 닥치면 새로운 와인을 시도해보는 모험을 해볼 수 밖에 없지요. 보통 그렇게 되면 구대륙 와인은 성능대 가격비-_-도 높거니와 상대적으로 덜 친절한 라벨 때문에 손이 덜 가게 됩니다. 보통 신대륙 국가들 중에서 국가와 품종을 보고 골라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가끔 바론 필립 등과 같이 유명한 이름이 보이면 쾌히 낚여보기도 합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따르는 모험'이라는 기분은 여전합니다.
왜 새로운 와인을 살 때는 이런 부담감과 불안감을 안아야만 하는 걸까요? 물론 사알짝 바꿔서 기대감이라고 좋게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산소담은 맑은소주 맑을린"가 한채영을 내세워 안취한다고-_- 처음 광고할때, "하이트 MAX"가 장동건을 내세워 맛있는 음식엔 맛있는 맥주가 필요하다고 광고할때, 분명 새로운 소주나 맥주를 처음 시도해본 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특별한 부담감이나 불안감은 없었던 것 같네요. (저는 여기 언급된 특정 브랜드와는 무관합니다.-_-) 국산 맥주나 소주가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의 스펙트럼이 와인의 그것과 비교가 되느냐..라고 따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물론 동의합니다. 하지만 스펙트럼이 넓다면 그에 따르는 다양한 미지수들을 상쇄할만한 친절이 함께 하는 것이 맞지 싶군요.. 점점 대중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와인이 뭔가 고상하고 복잡한 술, 많이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술 등과 같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와인의 대중화가 정녕 와인 업계의 파이를 키우고 수익을 늘리는 길이라면 이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따르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적어도 와인 병에서는 그만한 노력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군요. 대형 마트 와인 코너에 가격표와 함께 표시된 드라이 ~ 스위트 차트 정도가 고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소한 가끔가다 와인 병의 원본 라벨에 표시되곤 하는 "DEMI SEC" 내지는 "SWEET" 정도라도 알아보기 쉽게 번역해줄 수는 없는건지요-_- 뒷면 한글 라벨에 "품종: 샤도네이" 정도로 끝내지 말고, "당도는 어떻고 향기는 어떻고 뭐에 잘 어울리고 어떻게 마시면 좋다." 라는 팁 정도를 별도 라벨로 붙여주면 안되는 것인지.. 그 당도만 높고 봐도 샤도네이는 세미 스위트 부터 정말 드라이한 것까지 다양하지 않습니까. 그런걸 보면 "신의 물방울"은 약인지 독인지 모르겠더군요. 5대 샤또 등에 대한 환상만 심어놓는 것은 아닌지.. 바디감이 어떻고 아로마가 어떻고 부케가 어떻고 해도 직접적인 경험과 매치되지 않으면 쓸데없이 이론만 쌓이는 셈이죠. 고양이 오줌냄새는 대체 먼지;;;
법적으로 라벨에 기재할 수 있는 내용이나, 라벨의 개수 등에 제한이 있는 지는 제가 미처 모르겠습니다만, 설사 그렇다 치더라도 보다 많은 정보를 친절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굳이 라벨이 아니더라도 방법은 다양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와인은 다가가기가 쉽지 않은 술이고, 이런 이미지를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타개하고자 하지만 아직 그 성과가 가시적이지 못한 것인지.. 그 내막은 모르겠네요. 와인을 즐기는 보통 사람의 한 명으로서, 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허영만 화백님의 식객에서도 부질없이 귀족화된 와인의 이미지를 꼬집은 에피소드가 있었죠. 와인 중에서도 프리미엄 레벨을 추구하는 소수 브랜드는 고자세를 유지하든 말든 개의치 않습니다만(지갑이 ㅠ.ㅠ) 와인 전반에 걸쳐서는 좀 더 보통 사람들과 편하게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유독 우리나라에서 풍성한 가격 거품도 좀 빼구요. -_-
p.s. 짤방 사진은 대형 마트에서 몇번 구입해본 적이 있는 "칠레산 Arkeo Carmenere"입니다. 칠레 특유의 까르미네르 품종이 제겐 잘 맞더군요.. 부드럽고 무난해서. 메를로와 비슷한 측면이 있죠. 가격도 착한 편이고요;; 가격은 1만원+-a 였을 겁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까르미네르 몇 종류를 마셔봤는데 그중 나았던듯.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붙어있는 Mapu Carmenere는 의외로 밋밋했던거 같군요.
Posted by sab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