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의 12.5km 러닝

지난 월요일, 함박눈-_-이 내리던 밤, 랩 후배녀석이랑 5.6km 건강달리기 코스를 뛰었다. -0-;;
내리막길에서 빙판에 움찔~ 하기도 하고.. 암튼 뛰고 나서, "야 우리 이번주에 10km 뛰자!" 해가지고서는.. 우리 랩에서 뛰는 사람들 4명에게 10km 프로젝트의 프로포잘을 뿌렸는데.. 원로 행님왈 "기왕 다같이 뛰는거 10km는 다들 뛸만할테니 좀더 하드한게 어때?" 해서 오르막 구간 4개가 포함된 11.1km 코스로 살포시 업그레이드.

드디어 대망의 D-Day.
오늘의 코스는 아래 지도에.
KAIST 정문 -> 어은동 -> 한빛아파트 -> 궁동 -> 충대 농대 -> 유성쪽 충대 뒷편 -> 신성동 -> ETRI -> 도룡동 삼거리 -> 대덕대교 -> 국립과학관 -> KAIST 정문으로 돌아오는 11.1km 코스.
여기에 동측기숙사 -> KAIST 정문 왕복을 더해 12.5km 코스.
거리상으로는 제일 길게 뛰어보는 코스라는.

저녁 11:10, 출발 직전
동측기숙사 앞에 집결. 멤버 연령 구성은 76, 79, 81, 82. 근데 출발 직전, 두 후배 녀석들이 11.1km는 무리라고 8km 정도로 단축하자고 보이콧을 하네 -_-+ (팔팔한 애들이 행님들 앞에 두고 뭔소리여;;) 어찌어찌 채찍과 당근의 조합으로 일단 원래의 코스로 출발.


저녁 11:15, 출발 직후
선두는 노련한 성재옹께서 페이스메이커. 나는 철저한 우뇌타입이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경우에는 머리보다 마음이 앞서 일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러닝도 그중 하나다. 내 경험으로 러닝은 초반 1km의 페이스가 나머지 구간의 컨디션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나는 항상 초반 페이스가 답답해서 내달리고 싶은 마음에 확 뛰쳐나가다가 나중에 개고생하기 다반사-_- 성재옹께서는 코스도 빠삭하고 다년간의 러닝경험에서 나오는 페이스메이킹을 발휘, 초반에는 다소 느린듯 했으나.. 후반으로 가니 정말 땡큐하더라는 ;;


약 2.5km, 궁동 (구) 롯데리아 너머 버스 종점을 지나 충대 농대로 진입하는 길목.
대략 첫번째 오르막. 참고로 이번 코스에는 오르막이 네번인가 나오는데-_- 이번 것은 굵고 짧은 오르막. 지금까지만해도 '더 빨라도 될꺼 같은데..같은데..같은데..'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약 3.3km, 충대 농대 캠퍼스, 구불구불 오르막.
비로소 이들 오르막이 만만하지는 않으리라는 직감. 내 전략은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별 속도차를 안내기 전략, 즉 내리막에서는 쉰다는 전략인데. 체력 조절도 이유이지만 무엇보다 올해 초 왼쪽 무릎이 심상치않아서 물리치료를 받았던 전력이 있는지라.. 특히 내리막에서 내키는대로 쏘면 무릎에 충격이 장난이 아니라 조심할 수 밖에 없었다.


약 4.2km ~ 5km, 오늘의 하이라이트, 가장 긴 오르막 코스.
충대 후문을 나와 신성동 삼거리를 향해 달려가는 코스. 여기가 제일 가늘고 긴 오르막이었다. 그만큼 애타게 오르막이 끝나길 기다렸던.. 다만 뻥 뚫려있는 것이 뛰기에는 참 좋더라. 이때를 전후해서 성재옹이 후방 어딘가로 사라지셨는데.


약 5.5km ~ 6.5km, 생산과 소비의 이상적인 평형 상태 완성.
신성동 첨단주유소 삼거리를 지나 연구단지 운동장까지의 구간. 극악의 오르막도 끝나고.. 심폐 싸이클이 이상적인 평형 상태로 지극히 편안하게 달리기 시작한 구간. 에너지만 고갈되지 않는다면 숨차서 뻗을 일은 없겠다는 안심. 다만 심폐는 지극히 stable한 상태였던 반면 발목과 종아리에는 약간의 뻐근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 몸 어디선가 GG를 친다면 심폐가 아니라 다리겠구나..라고 직감. 이때쯤 뒤에 안보이던 성재옹이 별안간 홀연히 나타나 잠시 페이스를 같이하며 뛰었다. 4명의 멤버중 한명이 생리적인 이유로(-_-) 급히 대학 정문쪽으로 코스를 수정. 나머지 3명은 계속 진행.


약 7km ~ 8.5km
KAIST 10km 단축마라톤 코스에서 가장 고비인 ETRI 오르막 코스. 근데 아까의 충대후문 구간에 비하면 이정도는 봐줄만했다. 심폐 계통에 별다른 로드 없이 통과. 나도 신기했다. 다시 성재옹께서 후방 어딘가로 사라지심.


약 8.8km ~ 10km
이제 더이상의 오르막은 없다. 대덕대교 앞까지 완만한 내리막 코스. 중간에 사라졌던 성재옹, 골목길에서 별안간 튀어나옴. 알고보니 도룡동 아파트 뒷길로 빠지셨다는데. 그런 관계로 나는 100미터 가량 더 뛴 셈이 됐다. 성재옹이 내 전방 20미터 정도에서 꾸준히 뛰셨는데, 조금 페이스를 올려서 나란히 뛰고 싶은 욕망을 컨트롤하느라 힘들었다. -_-


약 10km ~ 11km, 대덕대교 ~ 과학로 삼거리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던 구간이다. 원래 11.1km 코스 대로라면 과학로 삼거리에서 멈추고 동측 쪽문을 통해 기숙사로 귀환하는게 맞는 코스. 근데 왠지 모르게 정문까지 직행하고 기숙사로 돌아오고 싶은 욕구가 반복해서 고개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것이다. -_- 대략 1.4km가 추가되는 코스. "아, 지금 컨디션이라면 충분히 뛸 수 있겠는데." vs "무리해서 뭐해. 고작 1.4km 차이라고" 러닝중의 장고 끝에 20미터 앞에 뛰고 계신 성재옹의 루트를 따르기로 잠정 결정.


약 11km ~ 11.7km, 과학로 삼거리 ~ KAIST 정문.
드디어 결정의 순간, 과학로 삼거리.. 앞서가던 성재옹이 멈춰서서 휴식 모드로 들어간다. 20미터를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 대략 6초. 어찌해야 하나. 어찌해야 하나. 어찌해야 하나. 성재옹을 스쳐가면서 의식인지 무의식인지 모르게 툭 치면서 외쳤다. "정문 까지만 더 뜁시다!" .... -_- 내 성격에 결국 그래 될 줄 알았지 ;; 성재옹은 나에게 KIN~을 날렸고 나만 홀로 정문을 향해 뛰어갔다.


약 11.7km ~ 12.5km, KAIST 정문 ~ 동측기숙사
이제 마지막 구간이다. 정문을 통과하면서 동측까지는 걸을까? 하는 악마의 속삭임을 즐 때려주고 기숙사까지 주욱 달렸다. 심폐 계통은 아직까지도 유유히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역시 기록 따위에 욕심을 버리면 이렇게 몸이 편한 것을 -_- 다만 다리는 발목, 종아리, 무릎까지 뻐근함이 확산된 상태. 하체가 부실해.. ㅠㅠ 어쨌거나 아드레날린에 흠뻑 취한 상태로 별반 힘들다는 느낌 없이 동측기숙사에 골인. 먼저 도착해 몸풀고 계시던 성재옹의 축하 박수와 함께.. 소요시간은 약 1시간 5분. 의외로 편안한 내자신에 놀란 김에, "성재옹, 올 봄에 하프 나갑시다" 라고 제안해버림 -_-


운동을 마친 후 치킨과 맥주의 로망, 불로만 치킨에서 Happy Hour.
넷이서 맥주 5000, 바베큐 두마리, 라면사리 두개. 과식-_-
성재옹은 오늘 운동한거 그냥 nullification 됐다고 하지만.. 이제 나에게 운동은 더이상 다이어트 목적이 아닌걸. "기껏 운동하고 맥주에 치킨"이 아니라, "맥주와 치킨을 먹기 위한 운동"이랄까 -_-
어쨌거나 이건 nullification이 아니라 compensation일 뿐. ㅎㅎ

p.s. 어찌어찌하다 분위기에 휩쓸려 하프를 뛴다는 약속을 강요하며 후배 놈들에게 쏴버렸다.
     젠장... 또 쐈다. ㅜ.ㅜ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aber

2006/03/18 04:44 2006/03/18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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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Chester 2006/03/19 12:31 # M/D Reply Permalink

    정말..... 대단하시다는 말밖에는 할말이 없습니다. 12.5km . 저의 처가 말하길 인석님은 정말 대단한 신념의 사나이라고 하더군요.. 왜 그런지의 이야기도 들었구요 .. 1년치 돈 엄청 내놓고, 거의 못가고 있는 저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

    1. saber 2006/03/20 02:23 # M/D Permalink

      저도 사실, 주기적으로 운동한지는 얼마 안됐는데.. 그리구 좀 뛰는 분들한테는 저 정도는 명함도 못내미는데.. 부끄럽습니다. Pie님께서 좋은 말만 해주시는거 같아서.. 몸둘바를 모르겠구요 ^^;;;;
      p.s. 그나저나.. 혹시 맥북프로 지르셨나요? ^^

  2. granite 2006/03/19 17:49 # M/D Reply Permalink

    이거 내가 알려준 코스이삼. 그 코스 3랩만 돌아보시게 아마 다음날까지 닭 3마리는 먹을걸 ㅋㅋ

    1. saber 2006/03/19 21:15 # M/D Permalink

      3랩이라뇨 ㅡ.ㅜ 저는 형처럼 취미로 학교 3바퀴 돌고 그러는 사람이 아니에요 ;; 일단 올 봄 내로 하프를 뛰어보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네요. 근처에 어디 괜찮은 하프 코스 없나요?? 5km 코스 4번뛰기 이런거 말고 =.=

  3. granite 2006/03/19 21:47 # M/D Reply Permalink

    뛰다 보면 되삼-_-. 대전에서 대회는 몇 년 전까지 남문에서 출발해 둔산 신성동 전민동 남문으로 오는 MBC 하프 대회가 있었으나 전민동 주민들의 민원으로 없어짐-_- 4월 16일 한밭운동장에서 열리는 하프 대회가 있으나 그곳은 코스도 나쁘고 지원도 개판이라는데. http://rundiary.co.kr/content.asp?menu=450 여기를 참조하삼

  4. 2006/03/20 01:27 # M/D Reply Permalink

    나한테도 쏴주삼!!

    1. saber 2006/03/20 15:57 # M/D Permalink

      하프 뛰세요. 21.0975km -0-
      섭섭하지 않게 쏘죠. 음훼훼~

  5. lynn 2006/03/20 09:55 # M/D Reply Permalink

    대단하삼!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
    어제 학교 한바퀴 뛰려다가 산책으로 끈난 린 ;ㅁ;

    1. saber 2006/03/20 16:03 # M/D Permalink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여럿이서 약속잡고 같이 뛰는 방법이 있다오. 어제는 오후에 1시간반쯤 수영했는데 왠지 체력이 남아서 뛸까 말까 하다가.. 수영 후 나른함의 압박으로 혼자서는 결심을 못해서 같이 뛸 사람을 찾았거늘, 결국 아무도 못꼬셔서 그대로 주저앉았다는 -_-
      암튼, "퇴마"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콜이요~ ㅎㅎ
      누구든지 뛸까 말까 고민될땐 퇴마사를 불러주삼 ;;

  6. 클리블랜드 2010/07/18 18:00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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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0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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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몸도 약하고 회사 작업환경이
    유해환경이라서 아이가 안생긴다고..
    2. 너무 쎈데 이거 갠찬나요? (61세)
    2009/09/14 (13:13)
    작성자 : 해바라기 (fghjklsd@nate.com) 조회수 :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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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쎈데 이거 갠찬나요?
    내가 나이가 61인대
    무슨 문제가 있는거 아인가요?
    적당한게 조은대
    겁시나서요 ...
    3.?아지는데 주체를 못하겠데여 (41세)
    2009/09/19 (10:03)
    작성자 : 누리꾼 (dgfsjkyut1@hotmail.com) 조회수 : 110
    지난주 구입한 골드쓰는데
    부드러우면서도 1시간 지나자
    쏱아지는데 주체를 못하겠데여
    아직 40초반인데 벌써 3년째 발기부전을 겪는지라
    안겪어 본 사람은 몰라요
    진짜 먹고 싶은 떡 앞에 두고 못먹는 심정
    진짜 말로 못하지요 .....
    4.아직도 벌렁벌렁!! (54세)
    2009/10/26 (13:12)
    작성자 : 돌팔이 조회수 : 78
    와이리 아렛도리가 아직도 벌렁거리노?
    이거 무슨 성분 들어 있읍니까?
    정확히 어제 밤 11시반에 먹고
    행사는 12시반 경에 치뤘는데
    한번 하고도 안죽어서
    1시간 이따가 또 올라갔더니만
    또 되데 ....
    5.거실에 나와서 진정시키느라고 팔 ?혀 펴기 10번 하는데
    도저히 안죽어요 (46세)
    2009/10/19 (11:53)
    작성자 : 구름따라 조회수 :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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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리치는데 음메 팍팍 코쳐서리
    길게 가데예
    한10분여 했을까?
    아참 내일 출근이제?
    기냥 자려는데!!
    죽어도 잠이 안오길래
    꼬냑 한 잔 때리고'잠을 청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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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클리블랜드 2010/07/18 18:02 # M/D Reply 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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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임 10년만에 얻은 꿈같은 내 아이를 !! ( 38세 )
    2009/09/06 (08:31)
    작성자 : 문경 돌쇠네 조회수 : 55
    결혼 10년만에 임신!! 5개월째!!
    결혼후 10년만에 아들을 얻었읍니다
    감격스럽습니다
    38살입니다
    ***를 안지 6개월이 돼 갑니다
    처음에는 정말 안믿는 맘으로 긴가민가?
    너무 속아서..
    그렇다고 발기가 완전히 안되는것도 아닌데..
    물론 몸도 약하고 회사 작업환경이
    유해환경이라서 아이가 안생긴다고..
    2. 너무 쎈데 이거 갠찬나요? (61세)
    2009/09/14 (13:13)
    작성자 : 해바라기 (fghjklsd@nate.com) 조회수 : 108
    샘플/ 빳빳한게 좋은데
    새벽에 소식오는게
    너무 쎈데 이거 갠찬나요?
    내가 나이가 61인대
    무슨 문제가 있는거 아인가요?
    적당한게 조은대
    겁시나서요 ...
    3.?아지는데 주체를 못하겠데여 (41세)
    2009/09/19 (10:03)
    작성자 : 누리꾼 (dgfsjkyut1@hotmail.com) 조회수 : 110
    지난주 구입한 골드쓰는데
    부드러우면서도 1시간 지나자
    쏱아지는데 주체를 못하겠데여
    아직 40초반인데 벌써 3년째 발기부전을 겪는지라
    안겪어 본 사람은 몰라요
    진짜 먹고 싶은 떡 앞에 두고 못먹는 심정
    진짜 말로 못하지요 .....
    4.아직도 벌렁벌렁!! (54세)
    2009/10/26 (13:12)
    작성자 : 돌팔이 조회수 : 78
    와이리 아렛도리가 아직도 벌렁거리노?
    이거 무슨 성분 들어 있읍니까?
    정확히 어제 밤 11시반에 먹고
    행사는 12시반 경에 치뤘는데
    한번 하고도 안죽어서
    1시간 이따가 또 올라갔더니만
    또 되데 ....
    5.거실에 나와서 진정시키느라고 팔 ?혀 펴기 10번 하는데
    도저히 안죽어요 (46세)
    2009/10/19 (11:53)
    작성자 : 구름따라 조회수 : 67
    정확히 40분있으니께 발동이 걸리는지 느른하게 아래동네가 뻐근^^
    따스한 온기가 순간 거시기하게^^
    기냥 자는 ** 기습 공격^^
    내리치는데 음메 팍팍 코쳐서리
    길게 가데예
    한10분여 했을까?
    아참 내일 출근이제?
    기냥 자려는데!!
    죽어도 잠이 안오길래
    꼬냑 한 잔 때리고'잠을 청하는데
    잠깐 눈 붙였을까?
    뭔가 꿈에 아랬동네가 뻐근해서 잠이 확 깼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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